Urban Transition Anchor
묵호항 기능 전환의 출발선
어반 트랜지션 앵커는 도시의 거점시설들과 자연을 연결하는 앵커를 만듦으로써 도시의 기능 전환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프로젝트이다.
대상지인 묵호항은 과거 시멘트, 무연탄 무역산업으로 발달한 항구였으나, 기존 묵호가 가진 울릉도 독도를 오가는 국내 여객 항로와 동해항의 러시아 일본을 잇는 국제 여객 항로를 묵호항에서 담당하게 되면서 묵호항은 관광항으로의 기능전환을 꾀하고 있다.
묵호는 다른 항구들에 비해 산과 바다가 가까이 접해 있어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다만, 무역산업으로 발전된 도시인만큼 도시 전체가 목적지향적으로 설계되어 있는 것이 문제이다. 목적 지향성은 관광객들로 하여금 경주마처럼 기능만을 바라보게 하고, 다른 활동과 체험에 대한 동기를 박탈함으로써 도시의 풍경을 가린다. 따라서, 어반 트랜지션 앵커는 묵호의 요소들을 목적 지향성의 지표로 분석하고, 그 간극이 가장 큰 부분에서 목적성의 버퍼 역할을 수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직접적으로 건물이 지어질 사이트는 현재 기차 철로와 해안선, 보안구역으로 둘러싸여 마치 섬처럼 고립되어 있다. 도시와 사이트를 연결하는 앵커는 산에서부터 바다까지 뻗쳐 있으며, 기차역과 페리 터미널을 연결한다. 선형의 앵커는 주변 맥락들의 레벨에 의해 나누어지고 올라가고 내려가면서 각각의 랜딩을 만든다. 이로 인해 생겨나는 공간들은 도시 개발의 필수적인 프로그램들로 채워진다. 그 프로그램들은 목적성의 지표에 의해 나누어져 목적성이 약한 상점, 라운지 등의 프로그램은 주요 동선 옆에 길게 나란히 배치된다. 이는 언제든 관광객들에게 다른 활동의 동기와 기회를 부여해주는 역할을 한다. 목적성이 강한 강연장, 갤러리, 영화관 등은 주요 동선에서 빠져나와 동서의 겹침을 피하되 시각적인 인식이 가능하게 디자인하였다. 가장 목적성이 강한 기차역과 페리터미널은 동선의 가장 끝 부분에 배치하여 해당 시설로 가는 길의 목적성을 흐리게 하였다.
어반 트랜지션 앵커는 도시 전환에 있어 최소한의 개입을 추구한다. 최소한의 개입이 의미하는 것은 앞으로의 도시 전환에 있어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면서 가능성과 기회를 충분히 남겨두는 것이다. 따라서 선형의 앵커는 필요 시설들을 포함하면서도 최소한의 면적을 차지하고, 지상부의 통행이 가능하도록 띄워져 있으며, 입면은 가볍고 투명해 보이도록 설계되었다. 나아가 이 하나의 선이 주변의 땅을 변화시키고 무역항 묵호를 관광항 묵호로 전환시킬 출발선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