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mporal Utopia
Architecture on a flowing land
내가 앞으로도 옳다고 믿을 수 있는 명제에서 졸업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상’은 무엇일까? 과연 그런 것이 있을까? 라는 물음에 도달했습니다. 이상은 개인의 신념이 되기도 사회의 틀이 되기도 하면서 어느 시대에나 다른 모습으로 존재했습니다. 이런 시대의 중첩 위에 서있는 우리들 중 누구라도 과연 ‘내가 100퍼센트 옳아!’ 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요? 우리나라도 보면 서로 다른 이상을 그리느라 전쟁을 겪었고 분단을 겪고있습니다. 그 뿐입니까? 다 같이 잘 살자던 북한은 21세기에도 식량난을 겪고 있고 자유경제와 민주를 외치던 우리는 경제위기가 늘 문제잖아요. 세상을 죽 둘러보면 어디에나 문제는 있겠더라고요. 즉, ‘이상’은 없겠더라고요. 그럼 여기서 명제를 다시 세워보는 것입니다. “‘옳은 것은 없다’라는 것만이 옳다’라는 명제 말이에요.
이 명제를 두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물의 표면이었어요. 흔히 이상을 만드는 건축을 보면 단단한 경계를 세우고 완벽한 이상의 격리를 기획하는 형태로 나아갑니다. 이런 유토피아는 고이기 마련이고 늘 한계에 도착합니다. 하지만 제 명제에 부합하는 이상은 고이지 않고 마치 물의 표면처럼 계속 변하면서 계속 존재하는 ‘흐르는 상태’여야 합니다.
제 사이트는 DMZ, 중립수역지대, 한강의 제1지류 임진강이 시작하는 지점입니다. 이 사이트는 임진강, 한강 그리고 서해의 경계에서 세가지 물의 흐름이 매일마다 겹치며 변하는 곳입니다. 뿐 아니라 DMZ라는 이데올로기적 경계도 존재하죠. 이런 여러가지 속성의 경계를 흐르는 땅으로 표현해보고자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