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미래
우리는 기후위기를 경험하는 첫번째 세대이자 위험을 막을 수 있는 마지막 세대이다. 온실가스 발생량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건설산업은 이에 대응하는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 본 연구는 건축물 부재의 재사용(reuse)을 앞으로 추진해야 할 가장 핵심적 주제로 제안한다.
고대 그리스산업혁명 이후 건축물을 위한 지구자원 사용량은 비약적으로 증가하였고 이런 추세는 지속되고 있다. 이는 환경 파괴와 자재비용의 폭등으로 이어졌다. 이를 완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노후 건축물의 철거 후 선별 재활용(recycle)이 이루어져왔다. 하지만 이는 재가공 단계에서 새로운 자재 생산에 준하는 에너지가 소요되며 그 과정 중 재료의 손실도 상당하다는 근원적 한계를 극복하기 어렵다. 따라서 우리는 궁극적으로 자원 순환의 고리를 한단계 줄이는 재사용(reuse)으로 나아가야 한다.
본 프로젝트의 핵심은 철거가 확정된 남산 힐튼호텔의 부재를 재사용하는 것으로서 1983년 당시 프리미엄급 자재가 사용된 랜드마크 호텔을 해체한 후 인근 서민 주거지역인 후암동에 공동주택과 커뮤니티센터로 재구성하는 기획이다. 다른 맥락에서 사용되었던 건축부재가 새로운 대지환경 및 프로그램으로 재 탄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어 오래된 미래를 재현하고자 한다.